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여성의 인권 보장을 위해 1975년 UN에 의해 공식 지정되었으며, 매년 이날이 되면 세계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갖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여성의 인권이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고 사회에 진출해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 인구도 늘었지만, 결혼한 여성의 인권은 오히려 낮이지는 듯하다. 아직도 가사와 육아는 여성의 차지라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201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남녀 경제활동 특성별 가사노동시간의 차이’를 보면 여성의 평일 가사노동 시간은 178.6분, 남성은 29.3분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6배 많고, 집안일을 149.3분 더 많이 했다.
주말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일요일의 경우 남성은 86.4분, 여성은 247.5분을 육아와 가사에 할애했다. 남성은 평일보다 크게 늘어난 3배 이상의 시간을 집안일에 썼지만, 여전히 여성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일’과 ‘가정’을 모두 지켜야 하는 여성, 그렇다 보니 여성들의 관절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연세무척나은병원 제진호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을 통해 여성의 관절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힘줄의 지나친 사용, 건초염 부른다!
여성들이 가장 흔하게 앓는 관절 질환은 바로 건초염이다. 건초염의 가장 큰 발병 원인은 힘줄의 지나친 사용인데, 직장 여성의 경우 직장 업무를 할 때는 주로 마우스를 이용하고 가정에서는 집안 청소는 물론 각종 살림으로 인해 손과 손목이 쉴 틈이 없다.
또한 육아과정에서도 아이를 안거나 젖병을 물릴 때 손목이나 어깨 부위 힘줄에 무리를 주게 된다. 이러한 행동들이 건초염을 유발하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제진호 병원장은 “건초염은 힘줄을 싸고 있는 막 자체 또는 막 내부 공간에 염증이 생겨 관절 부위가 충혈 되고 붓는 증상을 말하는데 손가락, 손목, 어깨, 엉덩이, 무릎, 발목 등 힘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발병할 수 있다”면서 “통증이 느껴진 초기에 냉찜질이나 가벼운 스트레칭,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호전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류마티스관절염, 왜 여성 환자가 더 많을까?
과거에는 고령층에서만 발병하는 질병으로 인식됐던 류마티스관절염이 현대에 들어와서는 20~30대층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제병원장은 “직장생활과 가사,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기혼 여성의 경우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와 함께 과음 등이 류마티스관절염 발병에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아무래도 전업주부보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 하이힐을 오랫동안 신고 있게 되는데, 이 역시 관절 건강에 무척 좋지 않다”고 말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극심한 피로 △우울증 증세 △휴식 이후 1시간 이상 몸이 뻣뻣한 증상 지속 △손가락에서 시작해 팔꿈치, 어깨, 목, 발목, 무릎, 발가락 관절에서 붓기와 통증 등이다.
제진호 병원장은 “직장일과 가사일을 병행하는 여성은 관절질환 발병이 더 취약하나 바쁜 생활로 건강 적신호를 무시하고 방치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건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해 관절질환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기간을 단축하고 증상에 따라 약물·주사치료나 간단한 시술로도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통증이 시작되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