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원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이 9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천 등 대회 개최 도시 길거리에서는 아시안게임 참가국들의 국기를 볼 수 없게 됐다.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10일 "경기장 인근 거리에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기와 대회 엠블럼 기만 내걸고 참가국의 국기는 경기장에만 게양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앞 도로에 북한 인공기가 내걸렸다가 보수 단체의 항의가 잇따르는 등 논란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양시는 6일 인공기를 내걸었다가 보수 매체 등 일부 단체들의 항의에 인공기를 철거하는 해프닝을 일으켰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최근 협력도시인 경기도 고양시 종합운동장 주변 도로에 설치한 '인공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고양시가 '오성홍기'를 두고 '인공기'만 철거(빨간색 원)하면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인공기를 내린 것이 오히려 OCA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OCA 규정 58조에 따르면 "모든 경기장 및 그 부근, 본부 호텔, 선수촌과 메인프레스 센터, 공항 등에는 OCA기와 참가 올림픽위원회(NOC) 회원들의 기가 게양되어야 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고양종합운동장 앞 도로에 이번 대회 45개 참가국 중 하나인 북한의 국기를 게양한 것은 OCA 규정을 준수한 행위라는 것이다.
앞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때는 인공기가 거리에 내걸렸고 종합 스포츠 대회를 여는 도시에서는 참가국들의 국기를 거리에 게양하는 것이 규정에 따른 관례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인공기 논란'에 부담을 느낀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가 아예 경기장 인근 거리에 게양됐던 다른 나라 국기까지 모두 OCA 기 및 대회 엠블럼 기로 대체하기로 한 것. 결국 대회 참가국들의 국기는 경기가 열리는 행사장 안에서만 게양된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장 부근이라는 표현이 정확한 수치로 나와 있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공기 논란'이 커지면서 인공기를 거리에 그대로 게양했다가는 일부 단체들이 이를 훼손하는 사건이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와 부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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