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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4년10월25일 11시15분 ]

독도는 우리나라 동쪽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섬으로 전반적으로 온난다습한 해양성 기후가 나타나지만 계절변화가 뚜렷하고,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점이라 우리나라의 다른 어느 곳보다 다양하고 독특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육지에서 200㎞ 이상 떨어져 있고 그 동안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워 비교적 자연환경이 잘 유지되었으나 근래 들어 입도하는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서 생태계의 파괴가 우려된다.

먼저 독도의 육상 생태계를 살펴보면 육상 생태계의 모태는 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독도는 해저화산활동에 의해 동해 해저평원 상에 형성된 대양도로서 대륙의 생물종을 그대로 가지고 분리된 대륙도와는 달리 생물의 종수가 적다. 또한 육지와의 거리가 멀고 동해의 수심도 깊어 외부로부터 종의 유입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종의 침입과 정착 과정, 그에 따른 생물의 진화나 천이과정이 명확히 드러난다. 대양도는 섬의 생성시기와 지리적 위치에 따른 기후특성, 면적과 고도에 따른 종의 수, 종 공급원인 대륙과의 거리, 종 유입시기와 운반매개체, 해수의 염분농도와 토양영양염류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생물상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독도는 수리적 위치상 아한대남단 해역에 속하며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연평균 12℃ 정도로 같은 위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온난한 기후를 보인다. 또 눈, 비가 내리거나 흐리고 짙은 해무가 끼는 날이 많아 다습하여 독도의 식물상은 전체적으로 아열대 식물상과 유사한 양상을 나타낸다.

독도는 섬의 면적이 좁고 면적의 대부분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식물이 정착할 공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토양 발달도 어렵다. 또한 연중 강한 바람과 많은 강수량은 일부 존재하는 토양의 유실을 야기한다. 노출된 기반암과 급경사 사면, 얕은 토양층, 척박한 토질, 높은 염분, 부족한 담수 등 독도는 식생의 정착에 있어 불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독도에 자라는 식물들은 키가 작고 뿌리가 짧은 초본류가 대부분이며 큰 목본류는 자라기 매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독도 식물상에 대한 연구 및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최소 34종에서 최대 75종까지 조사자에 따라 식물종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독도에 자라고 있는 식물종은 총 48분류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이 중 환경부가 지정한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총 13분류군이다.

독도에는 교목인 곰솔과 함께 보리밥나무, 넓은잎사철나무, 섬괴불나무 등의 관목, 개밀, 해국, 섬시호, 큰두루미꽃, 도깨비쇠고비, 왕김의털 등의 초본류가 자란다. 이들은 대부분 경사가 다소 완만한 곳에 분포하고 있다. 섬시호와 큰 두루미꽃은 환경부에서 보호식물로 지정보호하고 있으며, 왕호장근은 구황식물로 이용되기도 했다. 주로 벼과(15종류), 국화과(11종류) 등이 많이 분포하는데 이것은 이들 식물이 건조에 강하고, 척박한 땅에 살 수 있으며, 바람에 잘 전파되고, 내염성이 있는 종류들이 많기 때문이다.

독도에 자라는 섬기린초, 섬장대, 섬괴불나무 등은 울릉도 고유종인데, 독도에 분포하는 대부분의 종들이 울릉도와 공통종으로 식물지리학적 측면에서 독도는 울릉도와 가장 가까운 종 구성을 보이고 있다. 독도의 식물 가운데 많은 종이 한반도에서 울릉도를 거쳐 독도에 전파된 것으로 보이나 대나물과 같이 한반도 육지에서 직접 유입된 종들도 있다. 이들 종은 바람이나 해류, 조류를 통해 유입되거나 인간에 의해 도입된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까지 독도에만 고유하게 분포하는 식물 종류는 알려진 바 없다.

독도에 자생하는 목본류로는 섬괴불나무, 사철나무, 보리밥나무, 댕댕이덩굴, 개머루, 동백나무가 있다. 이 중 섬괴불나무는 울릉도와 독도에서만 자라는 희귀종으로 높이 1.5~2m, 지름 20㎝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독도는 한반도와는 달리 천이가 일어나지 않는 독특한 초지가 나타나는데, 이는 독도의 지형이 경사가 급하고, 토양층이 얕고, 바닷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환경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독도에 사는 식물은 키가 작아서 강한 바닷바람에 잘 적응하며, 잎이 두텁고 잔털이 많아 가뭄과 추위에도 잘 견딘다.

독도는 식물의 씨앗을 전해줄 공급원(source)가 멀고, 경사가 급하여 토양이 발달하지 못하고, 비는 내리지만 물 빠짐이 좋기 때문에 수분이 항상 부족하여 자생하는 식물의 종류가 적다. 그러나 최근 사람의 왕래가 많아지고 무분별하게 외지식물들을 심으면서 옮겨온 잡초성 귀화식물들이 많다. 그 중 왕호장근은 독도의 생태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종이며, 그 밖에 마디풀, 참소리쟁이, 흰명아주, 가는명아주, 까마중, 방가지똥, 민들레, 닭의장풀 등이 독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본래 독도의 자생식물은 국화과 식물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나 외부로부터 벼과식물과 다른 귀화식물이 유입되면서 자생종과 경쟁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독도로의 진입경로가 한정되어 있었으나 최근 동도에 접안시설이 마련되고 울릉도~독도 간 정기항로가 개설되면서 독도에 입도하는 인원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인위적으로 식재하거나 우연히 유입된 종들이 많아졌고 독도에 자라는 식물종 가운데 19종이 독도에 원래 자생하던 종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독도 식물생태계의 교란이 우려된다. 독도의 목본식물 중 보리밥나무, 섬괴불나무, 동백나무, 곰솔, 사철나무, 후박나무, 눈향나무, 울향나무, 무궁화는 인위적 식재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독도의 생태계 보호를 위해 외부로부터 유입된 종에 대한 관리 대책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독도의 육상생태계 중 동물상에 대해 살펴보면 독도에서 관찰되는 육상 동물은 크게 조류, 곤충류, 포유류로 구분할 수 있다. 독도에서 양서류와 파충류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독도의 조류상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일부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는데, 원병오·윤무부는 8종 76개체, 우한정·구태회는 17종 153개체를 관찰하였고 괭이갈매기는 가장 많은 개체가 관찰되어 우점종이었다. 2005년 환경부의 독도생태계정밀조사에서는 25종이 관찰된 것으로 보고되었고, 권영수는 총 92종의 조류를 확인하였다. 이렇게 결과의 차이가 큰 것은 계절에 따른 조류상의 변화폭이 크고, 조사 시기나 빈도에 따라 종의 풍부도 및 다양성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독도에 서식하는 조류로는 괭이갈매기를 포함하여 바다제비, 고니, 흰줄박이오리, 되새, 노랑턱멧새, 알락할미새, 상모솔새, 노랑말 도요새, 황조롱이, 슴새, 메추라기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개체수가 가장 많은 조류는 괭이갈매기와 바다제비, 슴새 순이며, 멸종위기종은 매(Ⅰ급), 벌매, 솔개, 뿔쇠오리, 올빼미, 물수리, 고니, 흑두루미(이상Ⅱ급) 등 8종이다. 동북아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슴새와 바다제비, 괭이갈매기 등 3종은 군집하여 서식하고 있다. 슴새와 바다제비는 감소되고 있으며, 괭이갈매기는 2,000~3,000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독도 서도의 남사면과 동도 독립문바위 서쪽, 벼과 여러해살이식물인 개밀이 자라는 곳은 괭이갈매기의 대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한편 독도는 남북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이 쉬어 가는 구원섬으로 깝작도요, 황로, 왜가리, 슴새 등의 여름철새, 민물도요, 재갈매기, 말똥가리 등의 겨울철새, 꺅도요, 노랑발도요, 청다리도요 등의 나그네새 등 다양한 철새들의 기착지 및 휴식처로서 기능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1982년 11월 16일 ‘독도 해조류 번식지’로 지정되었다가 1999년 12월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되면서 명칭이 ‘독도천연보호구역’으로 바뀌었다.

독도의 곤충류는 잠자리, 집게벌레, 메뚜기, 매미, 딱정벌레, 파리, 나비 등 9목 35과 53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조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해류 및 계절풍의 영향으로 비교적 온난하여 남방계 곤충(50.9%)이 북방계 곤충(39.7%)보다 많으며 이들은 쿠로시오 해류와 대마 해류의 이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본다. 본토와의 공통종은 전체의 약 90%이상을 차지하고 울릉도와의 공통종은 전체의 70%정도이며 독도 고유종은 3종으로 약 8%를 차지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한반도와 밀접한 관련을 가졌으며 식생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울릉도-독도 순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동안 독도에서는 독도장님노린재, 섬땅방아벌레, 어리무당벌레, 남방남색꼬리부전나비 등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미기록 종이 발견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독도에 자생하는 야생 포유류는 없고 독도경비대에서 기르는 삽살개가 있을 뿐이다. 예전에는 독도 주변 암초에 해양 포유류인 강치가 다수 서식하였으나 일제 강점기에 가죽과 기름을 얻기 위해 남획한 결과 현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한 1973년에 경비대가 본토에서 가져다가 토끼 10마리를 방사한 적이 있었는데 한때 그 수가 많아져 식생 파괴 등의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어 현재는 이들 모두 제거되었다.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고려할 때 외부 동·식물 유입에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독도의 해양생태계를 살펴보면 최근 독도와 관련하여 영토문제가 부각되면서 동시에 독도의 해양생태학적 특성과 함께 주변 해역의 수산자원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독도 주변 해역의 생태, 자원학적인 조사는 해양생물군을 대상으로 몇 차례 이루어진 적이 있으나 본격적인 수중 생태조사는 1997년부터 시작되었고, 최근 독도 전문 연구사업단이 발족되어 매년 수중조사를 포함한 기초생태학적인 자료들을 축적해오고 있다.

독도는 울릉도와 유사하게 남쪽에서 올라오는 대만난류의 영향권에 속하여 많은 난류성 생물들이 관찰된다. 겨울철에는 수온이 10℃ 이하로 하강하기도 하여 한류성 생물종들도 서식하고 있어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해역의 특성을 보여준다. 때문에 독도는 우리나라 동해안이나 남해, 제주도와는 또 다른 독특한 해양 생태적 특징을 지닌 해역으로 생태학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해역이다. 1997년부터 실시된 수중생태 조사에서는 수중 지형별 대표 지점 5 곳을 선정하여 생물분류군별로 구분한 후 해조류, 무척추동물, 어류 각 종의 분포, 개체군 구조 및 생태, 현존량을 추정하였다. 독도 연안 위치와 수심, 지형적 특성, 계절에 따라 이들 분포에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현재까지 독도 연안의 해조류는 대황, 감태, 미역 등 대형 갈조류를 포함하여 총 160여종이 기재되어 왔다. 무척추 동물은 조사 시 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다모류 32종, 집게류 6종, 연체동물 64종 등 한대성·온대성 종이 혼합하여 서식하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Je et al.(1997)은 연체동물 40종, 환형동물의 갯지렁이류 56종, 절지동물의 갑각류 55종, 극피동물 6종 등을 포함하여 총 157종의 무척추동물 종을 기재하고 있다.

독도 연안의 어류는 1997년 독도 연안 어류 조사 당시 58종이 확인되었으나 그 후 19종이 추가 확인되어 지금까지 총 77종으로 기록되고 있다. 독도 주변 해역의 어종 구성을 보면 열대 어종이 37.8%, 아열대 어종이 22%, 온대 어종이 40.2%로 나타났다. 제주도 남부 해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대 어종이 많이 분포하는데 이는 독도 주변 해역에서 난류와 한류가 교차함을 보여준다. 앞으로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 난류 세력의 확장과 함께 열대, 아열대성 어종들이 추가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1997년부터 독도 주변의 수중 서식생태를 고려한 수산 생물종의 자원현황, 관리방안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졌다. 1997년 5월 독도연안의 수산생물의 생산성 조사 결과, 연어병치, 조피볼락 등 총 20종의 어류와 문어, 군소 등 연체동물 7종, 성게 등 극피동물 5종 외에 갑각류 3종 등 총 35종이 확인된 바 있다. 1999년 5월에는 총 27종(어류 15종, 연체동물 6종, 극피동물 5종, 갑각류 1종)의 수산 생물이 확인되었다. 지금까지 독도 연안에서 기록된 해양생물자원은 어류를 포함하여 동물 145종과 해조류 44종이다.

독도는 이들 생물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해저 환경을 지니고 있어 독도연안에 서식하는 많은 정착성 어종들의 유어 서식장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계절에 따라 큰 환경 변화를 초래하여 다양한 회유성 어종이 출현하므로 어족 자원이 풍부하다. 또한 빼어난 수중 경관을 가지고 있어 향후 울릉도, 독도 연안을 연계한 관광자원 개발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독도 연안의 어족 자원에 대한 정밀한 생태·자원 조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적정 어업 생산 총량 산출을 통해 어족 자원 보존에 힘쓰는 한편, 수중 생태 보존 및 관리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박근원기자 (kwp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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