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 불법조업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서해 5도에서 어업지도선 1척이 폐선된다. 오는 4월 조업 재개를 앞두고 서해 5도에 불안감이 다시 감돌고 있다.
17일 옹진군은 노후 상태가 심각한 어업지도선 '인천 214호'를 올해 폐선하고, 오는 2016년부터 선령 20년이 넘은 노후 지도선 4척도 순차적으로 없앤다고 밝혔다.
전국 어업지도선 77척 가운데 가장 오래된 '인천 214호'는 지난 1977년 건조돼 선령이 38년에 달한다.
다른 어업지도선 노후화도 심각하다. 서해 5도 어업지도선 평균 선령은 약 20년이다.
서해 5도 어장은 어업지도선이 배치돼야만 어선 출어가 가능하다. 옹진군은 어업지도선 6척을 운영하고 있지만, 노후 상태가 심해 어로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간 40억원에 이르는 운영비도 지방비로 부담한다. 지방세 수입이 연간 120억원밖에 되지 않는 군은 1척당 80억원이 들어가는 지도선 대체 건조에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서해 5도 어업인들은 지난해 중국 어선 불법조업 피해가 극심해지자 지도선 건조에 국비를 지원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국비 지원이 어렵지만 국무총리 소속 서해 5도 지원위원회에서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은 상태다.
군 관계자는 "10여년 전부터 중앙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서해5도 어장의 어업지도선 공백에 대비해 국가 어업지도선을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어업지도선이 없으면 군 부대에서 어선 출항을 통제하기 때문에 조업 차질을 걱정하는 서해 5도 어업인의 원성도 높다"고 말했다.
불법조업 피해를 호소하는 서해 5도 어업인들은 중앙정부에 13가지 요구안을 전했지만 정부는 어장을 일부(81㎢) 확장하고, 불법조업 방지 시설 10개를 설치할 수 있는 예산 10억원을 반영했을 뿐이다.
지난 2014년 서해 5도에서 벌어진 중국 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어구 피해액은 통발 748틀 등 12억원에 이른다. 서해 5도 어업인들은 조업 손실액을 포함해 피해 규모가 90억원 가량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