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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9.12. 1인 가구 500만 시대,‘집’의 의미를 다시 묻는 연극
등록날짜 [ 2015년08월19일 09시54분 ]

 

지난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새롭게 선보인 기획프로그램 스테이지

149’의 연극선집 첫 번째 작품으로 <여기가 집이다>911일부터 9

12일까지 양일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된다. 그간 인천

에서 작품성과 실험성이 강한 공연을 만나기 어려웠던 점을 생각해 볼 때

연극선집 프로그램 중 완성도와 작품성이 높은 이번 작품은 인천 관객과

연극 마니아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다.

 

<여기가 집이다>의 생동감 넘치는 극적 구조와 텍스트의 풍성함으로 작년

초연 시 언론 및 평단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2013년 제6회 대한민국 연극

대상 대상, 희곡상 수상 및 월간 한국연극 올해의 연극 베스트 7’에 선

정된 작품이다. 초연배우들과 새로운 배우들이 만나 2013년과 달리 올해

버전에선 몇몇 설정과 디테일이 살짝 바뀌어 이를 새롭게 발견해보는 것

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누군가가 집에서 함께 살면서 서로를 보살피며 월급 180만원에 숙식을 보장

하겠다는 제안을 해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한 상상에서 출발한 <여기

가 집이다>는 사실적인 자료들에 환타지를 양념으로 집어넣고 낭만과 감상을

고명으로 얹어 따듯하고 먹기 편하지만 더부룩함은 오래가는 음식과 같은 작

품이다.

 

전직 경찰공무원 출신으로 매춘업을 하는 아들과 절연한 장씨, 가출한 아내

와 죽은 아들 때문에 알콜중독이 된 최씨, 과소비로 부도가 나서 가족이 해

체된 양씨, 고시공부 한다고 거짓말하고 시나리오에만 매달리는 영민 등 갑

자고시원의 거주자들은 모두 사회에서 내몰린 인물들이다. 스스로 힘을 길러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며 잠시 머무르는 이들의 삶은 새로운 주인인 고등학

생 동교가 찾아오며 급변한다.

 

자신이 가장이기 때문에 월세 없이 생활비까지 자신이 감당하고, 월급까지

주겠다는 믿을 수 없는 동교의 제안에 흔들이는 사람들. 결국 그들은 점차

그 뜻을 따르며 현재의 행복에 취해 오히려 삶을 놓아버린다. 하지만

짓 희망따른 변화를 견디지 못하는 장씨는 고시원을 벗어나 현실로 나

아간다.

 

이처럼 작품은 이웃이 곧 가족이 되는 1인 가구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집과 가족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굴러 떨어질 줄 알면서도 삶의

무게를 견디며 언덕을 오르는 장씨가 될 것인가, 거짓 희망에 인생을 맡긴

채 잠시라도 현실을 회피하고 희망을 꿈꾸는 거주자들이 될 것인가. 선택

은 온전히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권도형 기자 (mb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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