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남 기자> 이제 탈모는 중〮장년 남성들의 고민은 아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 앉은 젊은 청년이 M자형 이마를 모자로 간신히 가리고 있고, 여대생의 정수리 두피가 비칠 정도로 모발이 빠져있는 것을 종종 발견한다. 젊은 나이에 벌써 탈모가 진행되어 얼마나 신경 쓰일까 안타깝기도 하지만, 남의 일로만 치부하기엔 요즘 탈모증의 성장률이 심심찮다.
지금은 괜찮아도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거나 요즘처럼 탈모를 재촉하는 환경적인 요인들이 계속 늘어나면 자신 또한 언제 탈모인구 대열에 합류할지 알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탈모인구를 대략 1,000만 명으로 추산한다.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탈모치료를 받는 사람 외에 자가치료하거나 헤어스타일로 꽁꽁 잘 숨겨온 사람들까지 더하면 그 정도 수치에 달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이다.
가장 최근 자료인 건강심사평가원의 ‘탈모증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심사결정자료’에 따르면 2013년 탈모 진료인원은 21만 명으로, 2009년에 비해 약 3만 명(15.3%) 증가했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3.6%씩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놀라운 것은 진료인원 중 30대가 24.6%로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40대가 22.7%, 20대가 19.3% 순이었다.
물론 이는 50~60대 남성들이 청년들에 비해 탈모 치료에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머지않아 수많은 오빠들이 탈모 고민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기도 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성별 점유율에서 남성이 조금 더 높았지만 여성이 46.4%~48.9%를 차지할 만큼 최근 많은 여성이 탈모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물론 여성탈모는 유전적인 요인보다 스트레스성 탈모나 환경적인 탈모가 많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존스킨한의원 영등포점 노홍식 원장은 “요즘에는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탈모 고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100세 시대를 내다보는 20~30대 젊은이들은 앞으로 70~80년간 끊임없이 탈모를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워하는 한편 “탈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전문치료를 통해 남은 인생을 자신감 있게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탈모인들의 시선을 붙잡는 일기예보 화면 중 하나는 붉은색으로 물든 전국 지도다. 그런 지도 위에는 보통 ‘전국 황사주의보’ 발령, 미세먼지 ‘나쁨 단계’라고 써 있다. 기상캐스터들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말도 덧붙인다.
얼굴은 마스크를 착용해 호흡기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막는다고 하더라도 두피의 모공은 어찌할 것인가. 정장 차림에 모자를 착용하고 출근할 수는 없지 않은가. 분명 머리 감은 지 몇 시간되지 않았는데,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먼지가 소복이 앉아있다.
모발의 생장주기를 고려할 때 봄은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시기다. 그런데 최근에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두피 모공을 막고, 이 먼지들이 피지와 뒤엉켜 노폐물이 쌓여 더욱 탈모를 재촉한다.
황사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직경 10㎛ 이하의 미세먼지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야외활동 후 두피의 노폐물을 깨끗이 씻어내지 않으면 모공을 막아 심한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지루성 피부염을 앓고 있거나 비듬이 있고 두피가 지성인 사람은 더욱 청결에 주의해야 한다.
존스킨한의원 영등포점 노홍식 원장은 “보통 밤 10시에서 새벽 2시에 모발의 영양공급이 활발한 시간이니 이때는 숙면을 취하고, 하루에 한 번씩 밤 10시 이전에 머리를 감아 자연바람에 말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샴푸할 때 손톱이 아닌 손끝으로 튕기듯 두피마사지를 병행하면 혈액순환을 도와 탈모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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