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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원종2동 시끌벅적 골목이야기
등록날짜 [ 2016년08월03일 10시50분 ]

 

사실 도심 부천의 동네 골목길은 한가하다. 사람보다 골목마다 자리를 차지한 차들이 더 많다. 아이들 학교가 끝나지 않은 이른 오후, 햇볕이 따가운 날이면 더욱 그렇다. 더 이상 골목이라는 말이 정겹지 않다.

 

이웃관계가 붕괴되고 이웃을 몰라서 생기는 사고도 많아요. 공통의 관심사를 만들어서 서로 이해하면 이런 문제도 나아지지 않을까요?” 부천시 원종종합사회복지관 정경자 부장(사회복지사)의 이야기다. 그녀는 골목이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 이웃 주민이 이웃 주민을 찾고 돕는 살맛나는 동네가 되길 꿈꾼다. 호혜적인 마을공동체를 위해 골목을 누비는 정 부장의 땀이 값지다.

 

네잎클로버, 원종2

 

2014년 커뮤니티 맵핑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정경자 부장. 커뮤니티 맵핑은 지역 내 자원을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것을 돕는다. 불편함을 공유하면 불편이 해소된다. 돌봄, 나눔을 공유하면 참여와 소통이 늘어 난다.

 

정경자 부장은 우리 지역에도 이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천시 원종2동 지도를 새로 그렸다. 기존의 행정상 번지수는 무시했다. 주민들의 발걸음이 닿기 편한 곳 끼리 묶었다. 그렇게 원종2동은 4개의 구역으로 구분된다. 지도에는 나눔가게, 무료급식 장소, 생일잔치 서비스 등이 표시된다. 이 지도를 보고 어려운 이웃들은 자신과 가까운 곳을 보다 편하게 찾아간다.‘네잎 클로버모습을 한 원종2동 지도는 동네에나눔 내비게이션이 된다.

 

우리랑골목포차 갈래요?

 

3월에서 11, 매달 마지막 금요일 저녁 6시에서 10. 부천시 원종종합사회복지관 옆 야외 체육시설에서 우리랑골목 포차가 열린다. 함께 바리스타 공부를 하던 주민들이 모여 만든 돌봄주민조직 우리랑이 벌인 일이다. 수익금으로 이웃을 돕는다. 그들은 좋은 동네를 만들고 싶어 팔을 걷어붙였다. 단순히 나눔만 하지 않는다. 생활강좌를 개설하여 그들의 마음을 퍼뜨리려고 노력한다. 성장하려한다.

 

시원하고 재밌는평상마실도 주목할 만 하다. 어르신들은 갈 곳이 없다. 푹푹 찌는 집안을 피해 길에 나왔다. 그늘을 찾아보지만 자리가 마땅치 않다. 결국 땅바닥이나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은 어르신. 눈치도 보인다. 집에 있어도 혼자인데, 밖으로 나와도 혼자다. 외롭다.

 

그래서 원종2동 복지협의체(위원장 조형숙)는 평상을 마련했다. 복지 지난해 4구역에 새로 5개를 설치했다. 2구역은 조건에 맞는 공간이 없었다. 올해 2구역 2곳에 기존 평상을 수리 했다.

 

평상이 생기고 이제 더 이상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친구도 사귀고 이웃과도 어울린다. 평상은 쉼의 공간을 넘어 문화의 공간이다. 평상에선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노랫소리도 들린다. 까까머리 아기가 어르신들 틈에 끼어 함께 웃는다.

 

2구역 사랑방, 코코헤어

 

코코헤어 연윤서 원장은 어린 시절 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어린 마음에 미용실 가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미용을 배우고 나서 어려운 이웃을 보면 돕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다. 복지관에 찾아가서 하는 재능기부가 있었지만 시간을 내기 힘들었다. 대학원 공부에 가게 일에 바빴다. ‘나눔가게를 알게 되고 나눔에 동참했다. 가게를 돌보며 이웃도 만날 수 있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매월 25-30일 사이에 15명의 이웃이 코코헤어를 찾는다.

 

연윤서 원장은 어르신들을 만날 때 를 내려놓는다.“나보다 어른이니까. 엄마, 아빠, 할머니처럼 대해요. 잔소리도 하고 어리광도 부려요.”그녀는 재능만 나누지 않는다. 정도 나눈다.

 

나눔가게는 원종2동 복지협의체, 원종종합사회복지관과 협약을 맺었다. 봉사기간은 서류상 2년이다. 내가 원할 때 까지 하는 것 아닌가요.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명랑한 연윤서 원장. 2구역 활력소다.

 

원종2, 골목이 살아있네~

 

한 동네지만 골목마다 이웃의 사정이 다르다. 특히 1구역, 4구역은 빌라가 밀집되어 있고, 독거노인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3구역은 젊은 층이 대부분이고, 어르신들은 비교적 적다. 아파트가 많이 모인 곳이다. 같은 동네지만 구역별로 모습이 다르다.

 

지도를 보면 나눔이 필요하지만 아직 이웃의 손길이 부족한 곳이 어딘지 알 수 있다. 세탁소, 목욕탕, 반찬, 식당 등 여러 이웃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원종2네잎 클로버 지도가 있다면 복지그늘은 없다. 여러 이웃에게 골고루 나눌 수 있다. 이웃이 이웃을 찾아 나눌 수 있다. 나눔은 우리 동네이웃들이 채워간다.

 

이웃과 함께 모두가 하하호호

 

골목길 담장마다 원종2동 학생들의 시화 작품이 그려져 있다. 그 중 하나이다.

 

이웃의 웃음 - 이수진

 

이웃과 함께 모두가 하하호호

이웃의 웃음 하나가 웃으면

즐거운 원종2

모두가 하하호호

 

이미 아이들은 알고 있는 듯하다. 동네는 동이 만드는 것도 복지관에서 만드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만드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 동네이다.

 

허모 복지국장은 이웃을 돌보는 일에는 담당자가 따로 없다. 어르신들의 앉을 곳을 마련해 드리고 살맛 나는 골목을 만드는 일에 동, 복지관, 동 복지협의체, 주민이 협력한다. 부천시의 복지는 모두가 함께하는 복지다.”라고 밝혔다.

 

 

김용남 기자 (yom5308mb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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