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 무산에 대한 경실련 입장
일감몰아주기 근절, 전속고발권 폐지 등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한 경제민주화 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결국 무산됐다. 당초 경제민주화 법안은 4월 임시국회 내에 무난히 처리될 것을 전망되었으나, 재계가 기업 옥죄기와 기업투자 저해를 명분으로 극렬 반대하고 이에 편승한 여당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 없음으로 인해 이들 법안의 처리가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경실련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벌써 70일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시대적 화두이며 박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가 구체적인 입법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심히 우려하며, 특히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과 이한구 원내 대표의 경제민주화 입법 저지를 강력히 규탄한다.
먼저, 새누리당이 특정금융거래정보보고·이용법안(이하 FIU법안)의 처리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법안과 연계시킨 것은 경제민주화를 저지하려는 의도로 밖에는 볼 수 없다.
공정거래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의 처리가 무산된 배경은 FIU법안에 대한 여야 간 견해 차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공정거래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을 관련도 없는 법안과 연계시켜 그 처리를 저지하고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 역시도 국회법상 ‘숙려기간 미도래’를 이유로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은 그간 재계가 공정거래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재계의 로비에 포획되어 이들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한 결과라고 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공정거래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을 여당이 나서서 그 처리를 조직적으로 저지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납득할 수 없으며 재계를 옹호하고 재벌개혁을 반대했던 이전 여당의 구태의연한 행태의 재현이 아닐 수 없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대통령의 뜻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입법에 속도는 내지 못할망정 이를 반대하는 여당이 경제민주화의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둘째, 이 과정에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공정거래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한 노골적인 반대 의사 표명은 여당 대표가 앞장 서서 경제민주화를 막아서는 것은 물론 오히려 경제민주화에 걸림돌이 되는 꼴이 되어 버렸다.
공정거래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 합의와 관련하여 이한구 새누리당 대표와 박기춘 민주당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박 대표는 이 대표에게 경제민주화 법안과 FIU법안 처리를 연계시키지 말고 경제민주화 법안의 우선 처리와 FIU법의 수정안을 제안했음에도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죽어도 못한다’는 표현을 3번 할 정도로 완강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공정거래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의 중요성과 법안에 대한 여야 견해 차이를 원만하게 조정해야 할 여당 대표의 자리를 고려할 때 이 대표가 타당한 근거와 이유없이 경제민주화 처리를 반대하고 나선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여당 패표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의 실행을 막아 선 것에 다름 아니다.
경실련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공약한 사항이며, 이 법안들이 재계의 건전한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간 우리사회 경제양극화를 심화시켰던 재벌의 불법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법안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따라서 일감몰아주기 근절, 전속고발권 폐지 등 경제민주화 법안은 조속히 처리되어 재벌의 불법행위를 바로 잡아 진정한 의미에서의 경제민주화 실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경실련은 또한 향후 공정거래법 개정 등 경제민주화 입법과 관련한 국회 논의와 이에 대한 개별 국회의원들의 찬반 입장과 태도를 예의 주시하면서, 시대적 화두와 대선 공약인 경제민주화 입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이를 공개적으로 공표함은 물론 이들에 대해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도록 하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실련은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드러난 이한구 대표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의 의지 없음과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 저지를 규탄하며, 6월 임시국회에서 이들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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