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빛이 되겠다"
평소 어려운 이웃들에 애뜻한 사랑을 전하던 한 복지공무원이 달리는 열차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 복지사들의 애환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 정부당국의 강력한 후속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15일 새벽 1시 반쯤 충남 논산 호남선 철길에서 꽃도 제대로 피우지 못한 사회복지사 김모(33살)씨가 새마을호 열차에 뛰어들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 주위를 안타갑게 하고 있다
유족들은 " 평소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에 대해 남다른 관심으로 불철주야 업무에 매달려 오면서도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면서 "동료 2명과 함께 만여명에 대한 업무를 함께 맡아 오면서 많이 힘들어 하였는데 이를 보면서도 지켜주지 못한 것은 우리의 죄라"며 오열했다
실제로 현재 각 지자체에서 사회복지 공무원 1명이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을 관리하는 상황으로 과중한 업무로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복지공무원들은 "이같은사회복지 공무원의 과중한 업무를 덜어 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 같은 비극이 연이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지적했다
지난 1월 31일 용인에서 29살의 사회복지 공무원의 투신자살, 2월 26일에는 성남에서 5월 결혼을 앞둔또 다른 사회복지 공무원의 투신자살, 3월19일에는 울산에서 또 자살에 이어 네번째로 정부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복지사의 자살은 올 들어 4명에 이르러 과중한 업무를 덜어 줄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최근 안행부는 지자체 사회복지업무 담당 공무원의 업무수당이 다음 달부터 월 4만원씩 인상된다는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고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고 12일 밝힌바 있었으나 이는 고육책에 불과한 사탕발림이라고 지적 받았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최근 발생한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자살은 단기적으로 사회복지사의 업무 사기를 저하시키며, 장기적으로 전체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복지가 시대적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정부 연계 복지사업들이 확장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관련 정책 확정시 물밀 듯 내려오는 업무는 모두 주민센터로 집중되고, 이것을 원활히 처리할 시스템이 미비 한 것이 무엇보다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보육료 양육수당, 기초노령연금, 의료급여 등 한 지역만 해도 수천명이 건당 별도 신청하는 것이 현재의 행정시스템이며, 13개부처 292개 복지업무가 인력수급 대책 없이 사회복지 공무원들에게 쏟아지는 깔때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
이외에도 신규 복지사업들까지 집중되면서 말 그대로 사회복지전달 체계 자체의 흐름이 깨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점점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복협은 “이 같은 현실에 양질의 서비스를 전달해야 할 사회복지 공무원이 과도한 업무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는 물론, 민원인이 상담하던 사회복지사에게 칼을 휘둘러 강해를 입히고 범죄자가 돼 버리는 사고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복지 담당 한 공무원은 "무상보육이 확대되다 보니까 보육 쪽만 한 명 충원이 됐고 사회복지과 다른 부서는 전혀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디."라며 현실정을 말했다.
안행부는 앞서 올해 국내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을 9.4%에 해당하는 2천340명을 충원한다고 했다.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의 사기를 돋우고자 인사평가 시 5점 이내의 가점을 주는 대책을 발표한 바도 있다.
그러나 이에대해 한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충식 교수는 “2103년도 우리나라의 총 345조 중 확정된 사회복지 예산 135조에 정부는 10조를 더 배정한다고 밝힌바 있다.”며“전체 예산 중 사회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42%, 이를 관리하는 공무원의 수 역시 같은 비율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수를 이 비율에 맞춰 증원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바 있다.
안행부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지자체 복지담당 공무원은 2만4천888명으로, 복지직이 1만2천696명, 기타 일반직 복지담당이 1만2천192명이라는 통계를 내놨다.
그러나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공휴일에도 일하러 나가고 쉬는 날이 거의 없는 현실정에는 숫자에 불과 하다는 지적이다.
‘너무 근무하기 힘들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4명의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을 교훈으로 한 김충식 교수는 “사회복지 공무원 인원은 턱없이 적고 많은 업무량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태는 예견된 사안으로 근본적인 치유는 되지 않는다. 먼저 사회복지 관련 업무를 세분화하고 업무를 재배치하여 타 부서에 이관하는 등 지자체의 전체 업무의 재조정을 통해 누구나 사회복지업무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강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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