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핵심 요소는 ‘사람, 공간, 활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인천시사회서비스원(원장‧황흥구)은 최근 ‘인천시 고립 청년 지원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인천시 고립 청년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 이번 연구는 기존 고립 청년 연구와 관련 자료를 분석해 지역 내 고립‧은둔 청년을 규모를 파악하고 고립 청년 당사자가 참여한 청년자문단을 꾸려 심층 면접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 지자체 조례와 우수사례 분석, 현장 방문, 전문가 자문과 부모 인터뷰 등도 진행했다. 연구 기간은 4~11월이다.
○ 청년자문단은 모두 5명이다. 지역 청년지원사업 수행기관의 도움을 받아 선정했다. 인천에서 장기간 거주하고 은둔 및 고립 경험이 있는 19~34세 청년이 대상이다.
○ 연구는 ‘사람, 공간, 활동’을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핵심 요소로 꼽았다. ‘사람’은 안전한 사회적 관계를 제공하는 ‘멘토’다.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청년 중 의지와 역량이 있는 이들을 선정해 청년 멘토로 양성하는 방안이다. 사람과 연결돼 세상 밖으로 나설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간’은 편안하게 이용하며 접근성이 좋은 지역 내 거점 공간이다. 여기에 ‘활동’을 더한다. 건강 증진과 일상 회복, 사회적 기술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을 제시하는 ‘메뉴판’을 제공한다. 참여 가능한 활동과 프로그램, 서비스를 목록으로 만들고 은둔 단계별, 원하는 요소 등 상황과 욕구에 맞는 메뉴판을 만든다.
○ 고립‧은둔 청년 가족 간 연결망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보공유, 공감, 지지가 가능한 사회적 연결망을 만들어 가족이 함께 고립하는 일을 막는 기능을 한다.
○ 마지막으로 정확한 정보 확산을 들었다. 고립‧은둔 청년이 가진 특성을 정확히 알리고 잘못된 정보에 적극 대응해 사회적 편견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고립과 은둔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문화적 토대이기도 하다.
○ 연구 결과 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도 같은 제안이 나왔다. 오상빈 광주광역시 동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은둔형 외톨이는 인지 부조화와 감정 조절이 어렵고 희망이 없으며 의사소통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특징을 갖는다”며“취업과 같은 경제적 지원을 해줘도 사회적 고립 가능성이 높다. 사회기술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광주광역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은둔형 외톨이 관련 조례를 만드는데 앞장섰다.
○ 이어 박주홍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인천 연구와 마찬가지로 공간을 활용한 사회적 연결, 자원봉사은행을 활용한 인적 연결, 스포츠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통한 사회적 회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활동가 양성, 공동생활, 상담 프로그램 등 고립‧은둔 청년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지역마다 비슷한 프로그램이 아닌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고 운영해보고 우수사례를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김재열 사람을 세우는 사람들 더유스 대표는 “키워드는 ‘안전’이다”며 “프로그램, 상담 중심의 대책이 아닌 고립‧은둔 청년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와 사람이 먼저 있어야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담과 교육 역시 아이들이 스스로 해야겠다고 느꼈을 때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안전한 친구가 한 명 생기면 모든 사람이 나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고 인식하면서 서서히 변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 고립‧은둔 당사자로 나온 김이진(31) 씨는 자신의 경험을 더해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씨는“‘멘토 활동’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고립‧은둔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또래 친구처럼 다가가 ‘같이 놀자’고 한다”며 “취업 지원 공간 같은 장소 말고 젊은 세대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과 자발적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인천에 있는 고립‧은둔 청년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 이번 연구 주제는 지난해 세화종합사회복지관이 연구과제 수요조사에서 제안한 내용이다. 인천사서원은 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나서 정책 수립에 실증적 근거를 제공할 계획이다.
○ 통계청이 2021년 발표한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9~34세 청년 중 고립 청년은 5% 정도로 보고 있다. 여기에 맞춰 인천시 고립 청년 인구를 추산하면 4만여 명 정도다.
○ 인천시는 올해 초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미추홀구는 지난해와 지난 3월 각각 ‘은둔형 외톨이 재활촉진 조례’와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어 부평구도 3월 같은 조례를 만들었고 연수구는 지난 9월 ‘은둔형 외톨이 발굴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정했다.
○ 연구를 맡은 김지영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은 “인천시와 기초자치단체에서 관련 조례를 만들고 있으나 관련 연구가 없던 상황이었다”며 “이번 연구가 우리 인천 전역을 청년이 활동하는 공간이자 청년을 환대하는 장소로 만들어가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