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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 두 나라 전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행보 달라도 너무 달라
등록날짜 [ 2013년12월30일 08시30분 ]

한일 과거사와 관련해 우리는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일본 정부에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얼마나 자주 “사과하라”, “배상하라”고 ‘절규’에 가깝게 외쳐왔습니까.

 

그때마다 일본은 “이미 1965년 한일협정과 함께 종결되었다”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반응만 보일 뿐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우리는 우리대로 차츰 지치면서 속상한 나머지 맥이 빠지는 듯싶기도 하고, 일본은 일본대로 아마 지겹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일본에서 염한(厭韓), 반한(反韓)파가 빠르게 뿌리내리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성싶습니다.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동맹국이던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이 이웃 나라를 침탈하면서 끼친 엄청난 고난의 역사에 대한 두 나라의 인식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두 나라가 ‘사죄’, ‘속죄’하는 행태를 지켜보며 알게 모르게 비교하기도 하면서 허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독일과 일본 두 나라가 전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행보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독일은 전후 6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진행형으로 “혹시 아직도 연락이 안 되었거나 모르고 있는 ‘과거 나치 희생자’는 서슴지 말고 신고해주십시오!”라며 독일 정부를 대표해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Wolfgang Schuble)가 얼마 전에 공개적으로 재천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이미 배상과 함께 청산한 과거사입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배상했으니 반인륜적 과거사도 ‘세탁’되어 깨끗하게 청산되었다는 것입니다. 역사를 청산할 수 있다고 착각하며 그런 역사관을 주장하는 일본 사회가 심히 걱정되고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친지가 귀국해 한일 관계, 특히 위안부 관련 문제를 놓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우리가 일본을 향해 사죄하라거나 배상하라는 것을 두고 많이 껄끄럽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마도 일본 사회의 여론 일부를 전해 듣는 듯싶었습니다. 사죄하지 않고, 사죄 못 하겠다는 상대한테 “사죄하라, 사죄하라”고 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다는 뜻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근래 정치권에서도 대규모 시위 현장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사과하라’라는 피켓과 외침이 극성을 부립니다.

 

걸핏하면 “사과하라, 사과하라”는 요구가 너무 남발하고 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모범 답안을 주었습니다. 우리 위안부 관련 ‘위안(comfortable)’이라는 표현을 보자 “무슨 ‘위안부’냐 ‘성노예(sex slavery)’지”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일본 정부가 뜨끔했는지 잠시 조용해졌습니다.

여기에 해답의 코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탈아시아 콤플렉스’라는 중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극우 성향의 언론은 중국 난징(南京) 대학살을 자행한 일본 제국주의자의 만행을 막무가내 부인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이나 중국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크게 마음을 두지 않는 듯한 반면, 서양에 대해서는 아주 약하고 민감하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기에 힐러리 클린턴의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힐러리 클린턴은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이 대화로 풀어야 한다”라고 하면서도 ‘위안부 문제’에서는 발끈했을까요. 그건 바로 인권이라는 큰 키워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배상하라, 사죄하라, 왜 속죄하지 않느냐고 따지기보다 인권 선진국들, 특히 여성 인권 운동가들과 연대하여 위안부 현안을 접근하면 일본 여론에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하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역사 흐름에 공통분모가 있었다면 그것은 반인륜, 반인권에 대한 높은 인식 변화입니다.

 

역사의 도도한 흐름은 이미 우리 쪽으로 기울어진 지 오래입니다. 그러니 반인권적 범죄는 지적하되 “사과하라, 사죄하라”라고 주장하는 것을 자제하면 오히려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걸핏하면 사과하라고 하는 것이 마치 ‘옆구리 찔러 인사 받기다’라는 우리네 속담에 담긴 ‘어정쩡함’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필자소개


                                   이성낙

 

뮌헨의과대 졸. 프랑크푸르트대 피부과학 교수, 연세대 의대 교수, 아주대 의무부총장 역임.

현재 가천대 명예총장, 의사평론가, (사)현대미술관회 회장, (재)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

 

 

편집국 (c1221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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