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식기자] 인하대(총장·박춘배) 고조선연구소(소장·김연성 교수)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공식 후원하는 ‘아시안게임 평화 심포지엄’을 9월 24일 오후 3시 인하대 하이테크 강당에서 개최한다.
이번 국제 학술회의에서는 그동안 큰 진전이 없었던 고조선 연구의 활력을 불어 넣을 새로운 자료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자료들은 인하대 대학원 복기대 교수(융합고고학)에 의해 발굴된 것으로 문헌자료와 고고학 자료로 나눌 수 있다.
문헌자료는 조선시대 승정원에서 작성한 『승정원일기』에 실려 있는 단군 관련 자료로 이는 조선 실학의 후원자이자 탕평책을 펼친 영조의 단군 인식에 대한 방향을 잘 보여준다. 영조는 ‘단군은 동방의 천황’이라 인식했고 이는 당시 유학자들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당시 조선 중심의 학문을 추구하는 기초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신라와 백제에서도 1년에 두 번씩 단군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이러한 기록은 그동안 백제와 신라가 고조선의 후예였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풀어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본다. 또한 『고려사』에도 「단군편」이 별도로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그동안 고려와 고조선과의 연관관계 설명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할 계기가 될 것이다. 『고려사』에 「단군편」이 있었다는 것은 한국사학사에 중대한 사건으로, 현재 활용되고 있는 『고려사』에는 없으나 조선영조시대까지의 『고려사』에는 「단군편」 있었고 훗날 「단군편」이 없어졌다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그동안 일부 한국 학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학계에서 허황된 역사로 치부하던 고조선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함과 동시에 한국사에서 고조선과 단군의 위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자료가 될 것이다.
고고학 자료에서도 혁혁한 성과가 있었다. 고려 태조 이전부터 참성단에서 단군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을 확인하였으며, 이로서 국내 최초로 강화도 참성단 축조 시점이 고려시대 이전임을 실증적으로 규명하였다. 지금까지 참성단이 고려 후기에 건설되었을 것이라 추측한 것보다 연대를 끌어올린 것이다.
또한 참성단을 오르는 옛길 바위에서 신실을 짓고 해마다 제사를 지냈다는 명문 기록을 발견하였다. 이 명문의 연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제당을 만들고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명확히 남아 있어 앞으로 참성단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강화도의 참성단과 같은 구조물로는 중국 요녕성 등탑현에 있는 연주성이 있다. 학계에서는 연주성이 고구려의 백암성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나 복기대 교수는 연주성이 군사용 목적이 아닌 참성단과 같은 다목적 기능의 신성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였다.
이 행사를 주도한 남창희 교수(인하대 정치외교학과)는 “참성단의 구조는 특이하게도 방형 제단이 위에 있고 그 밑에 원형구조물이 있다”며 “동양의 천원지방설(天圓地方說)에 의하면 원은 하늘을, 네모는 땅을 상징하는데 이는 주역의 64괘 중에서 무거운 물이 위에서 내려오고 위로 오르려는 불이 밑에 있어 서로 화합하는 지천태 괘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또한 “고조선 단군은 제사장을 겸하면서 온 세상의 화평을 기원하는 제천행사를 봄·가을에 지냈다”며 “삼국유사 고조선 기록에 의하면 단군은 환웅의 이념을 계승하여 세상을 이치에 맞게 구제하고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제세이화·홍익인간의 국가이념을 추구하였는데 전 세계 고대 역사기록과 신화 중 이처럼 자국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포용력 있는 건국이념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조선은 포용력 있는 건국이념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고조선을 상징하는 참성단이 있는 인천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는 것은 뜻 깊은 일이라 평가받고 있다.
헤르만스 교수(경상대, 독일인), 장계순 교수(연세대) 등이 공동 발표할 ‘하도의 음양사상과 핵군축 이론’은 한국 고유 천지인 음양사상에 기초하여 한반도 비핵화의 필연성을 주장해 주목된다. 주저자인 남창희 교수(인하대)는 “체코 프라하에서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핵 없는 세상 연설은 바로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의 음양론이 예고한 희망적 인류의 미래”라며 “남송 때 주자(주희)가 복원한 하도-낙서는 성인 태호복희씨가 그린 것으로 동양 정신문화의 뿌리에 해당한다”고 했다.
본 심포지엄은 로버트 오그번 미대사관 공보원장과 박우섭 인천시 남구청장이 축사를 할 예정이며, 손천택 아시안게임 차장의 사회로 350명의 국내외 청중이 자리할 예정이다.
BK21플러스 미래고고학자 양성 사업과 평양 위치 비정 국책연구를 수주한 인하대 고조선연구소는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상고사 연구기관이다. 본 연구소는 지난 2013년 오바마대통령의 명예장관이자 세계환단학회 부회장인 재미학자 이홍범 학장(미국 헌팅턴 커리어대학)을 초청하여 강화도 참성단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준비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으며, 이 자리에서 이관홍 교수(인하대 해양학과)는 “강화도 갯벌같이 희귀한 자연유산과 참성단과 고인돌 등 역사문화 유산이 함께 있는 지역은 세계적으로 찾기 어렵다”고 역설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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