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가 제가 사는 곳 항상 연습하는 장소에서 경기가 열리니 더욱 특별하죠. 열심히 땀을 흘려 훈련했던 제 고장에서 메달을 따면 더욱 특별할 것 같습니다”

사격 국가대표 심재용(52․인천남구청)은 국가대표팀의 합동 훈련이 없는 날엔 혼자 2~3시간씩 개인훈련을 한다. 누군가는 짧은 시간이라 말하겠지만 초고도의 집중력으로 온 몸과 마음을 모아야 하는 사격은 훈련을 마치고 나면 귀도 먹먹해지고 몸도 지치게 된다.

심재용은 사격 대표팀 주장이자 국내 사격을 대표하는 선수다. 1996년 사격을 시작한 후 2년 만에 국가대표가 됐고,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은메달,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4번째 출전한다. 특히 2002년 부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선 자그마치 금메달 5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다.

그는 23살인 1986년, 오토바이 운전 중 바퀴가 맨홀에 걸리면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후 생명은 건졌지만, 척추에 심한 손상을 입어 휠체어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장애인이 됐다.

“너무 절망적이었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못됐던 터라 죽을 생각도 해봤고요. 신경안정제를 모아 놓았다가 친구들에게 걸려 뺏기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네요”

장애인이 된 후, 그는 지인의 권유로 사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본인에게 큰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어느 정도 점수가 올라가는 순간,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사격은 돈이 드는 운동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총 실탄 등 여러 장비들을 직접 구입하느라 지출이 상당했다. 장애인이 혼자 감당하기엔 힘겨운 일이었다.

“제가 1996년 사격을 시작했는데, 곧 IMF가 닥쳤습니다. 당시 아버지가 작은 공장을 운영하셨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고, 또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면서 절망의 순간이 다시 찾아온 거죠. 결국 사격을 포기하기로 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나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옆에 있던 아내가 제게 용기를 주면서, 끝까지 한번 해보라고 힘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아니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운동을 시작했으니, 올림픽에 나가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결국 아내의 도움으로 꿈을 버리지 않았고, 대신 갑절로 노력하다보니 벌써 올림픽을 4번이나 출전했다. 그 가운데 값진 올림픽 은메달과 동메달도 얻었다.

심재용의 최종 목표는 패럴림픽 금메달이지만, 그 전에 이번 대회 전 종목 금메달이 목표로 힘차게 금빛 담금질에 나선다.

“국가대표 사격팀 주장으로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시간은 제게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했습니다.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모두 파이팅 하시고, 이번 대회 좋은 성적으로 모두 행복하게 마무리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