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원기자]인천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지역입니다.
미추홀의 역사부터 따져보면 한 때 나라의 도읍이었거나 왕실의 적통, 권력의 핵심으로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세세년년 그 지정학적 가치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두 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개항을 통해 나라의 첨단과 최초는 오롯이 인천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돈을 찍었고 우편과 전화가 시작되었으며 기차와 고속도로 역시 인천이 가장 먼저였습니다.
경향 각지의 사람과 물자가 인천으로 모여들었고 신식의 물결은 인천에서 시작됐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첫 이민선의 뱃고동도 인천에서 울렸습니다. 하와이와 신대륙을 향한 프론티어들은
오늘날 800만에 육박하는 전 세계 코리안들의 원조였고 훗날 인하대학교를 세워 인천에 보은했습니다.
발 디딘 적 없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그 개척의 인천정신은 오늘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오늘 이 시간 대한민국을 박차고 날아올라 세계로 나서는 이들 모두 인천공항을 통해 청운의 꿈을 품고
떠납니다.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은 인천에서 출발하고 인천으로 돌아옵니다.
그 옛날 나라를 잃고 통한에 잠겼을 당시도 상해로 떠나는 배에는 독립의 염원이 실렸습니다. 1500년 전 중국으로 가는 백제의 사신 역시 지금의 인천 능허대 앞바다에서 돛을 올린 사실이 고증되고 있습니다. 냉전의 아픔으로 수십 년 막혔던 황해 뱃길이 다시 열리면서 마침내 중국과의 뱃길과 하늘 길을 통한 무역은 오늘의 우리 경제 전체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러일전쟁과 청일전쟁 등 열강의 각축도 인천 앞바다에서 터졌습니다.
6·25 당시 백척간두에 섰던 나라의 위기도 인천 상륙작전으로 뒤집었습니다.
NLL로 지칭되는 해상분계선을 놓고 남북이 해전을 벌인 가운데 함정의 폭침과 포격의 고통을 맛봐야 했던 곳도 인천입니다.
인천 사람들은 나라의 명운을 가르는 그 모든 과정을 묵묵히 보면서 때로는 가슴 저미는 슬픔을 묻었고 때로는 환호를 터뜨리며 역사의 현장을 지켰습니다.
팔도 출신 모두가 인천으로 모여도 인천은 어느 지역 누구 한 사람 괄시한 적 없습니다. 해불양수(海不讓水)라, 인천은 용광로처럼 그들 모두를 인천사람으로 품고 키워냈습니다.
때로는 인천 출신이 나라의 권력을 잡기도 했지만 비정한 총칼에 내몰리면서 권력 언저리에 끼지 조차 못한 수모를 겪어온 지 반백년입니다. 유신과 5공 6공의 독재 시절 인천의 시민들은 불이익을 겪으면서도 야도(野都)라는 타이틀로 민주주의의 지조를 지켰습니다.
서민대중이 고통 받던 시절, 인천은 민주화와 노동운동의 메카였습니다. 영호남으로 대변되는 정치 지형은 서서히 변화하고 있고 변화해야 마땅합니다.
인천의 융합을 위한 포용력과 불굴의 개척 정신, 민주적 자존심은 전혀 새로운 리더십의 고양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처세에 넘침과 과장 없이 겸손과 검약을 미덕으로 삼아 온 인천 사람들은 공연한 시비조의 짠물론을 승화시켜 진정한 인간성 구현의 전형을 만들 것입니다.
일컬어 ‘인천정신’은 인천 사람들을 가장 인천적으로 더불어 함께 하는 시민정신으로 승화시킬 것입니다. 나아가 인천을 동북아의 미래에 가장 뜻 있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무한 가능성의 도시로 환골탈태시킬 것입니다.
바야흐로 통일의 기운 역시 인천을 통해 시작됩니다.
사람과 물자가 닿고 내리는 그 곳, 냉전의 현장이자 해전의 상흔이 깊게 패인 인천 앞바다로부터 남북간 따뜻한 들숨 날숨의 오고감이 서리는 곳.
인천은 바야흐로 창대한 미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인천은 세계의 석학들이 향후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올라서느냐, 주저앉느냐의 갈림길에 선 인천의 미래는 결코 지도자 한 두 사람의 몫이 아닙니다.
인천의 시민들은 이제 제대로 된 자신의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려 합니다.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려 합니다. 스스로 나서 스스로 책임지려 합니다.
그 중심에 인천헤리티지재단이 있습니다.
인천헤리티지재단은,
인천의 가치와 명예를 높이는 일을 펼치겠습니다.
개척과 포용이라는 인천 정신을 고양(高揚)하겠습니다.
인천을 위한 봉사와 헌신에 앞장 서겠습니다.
인천의 인물을 키워내고 보호하겠습니다.
인천이 겪는 차별과 불이익에 목소리를 높이고 투쟁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사상적 좌우와 정치적 여야에 있어 마땅히 가치중립을 기치로 내걸겠습니다.
인천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에 앞섬과 뒷받침의 역할을 맡겠습니다.
다만 기존 좌편향성 시민단체를 극복하겠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 방안으로 인천 시민들의 재산 1% 기부운동을 독려하겠습니다.
겸손과 검약이라는 짠물 인천의 도덕성과 순수한 가치를 입증하겠습니다.
하여, 우리 선조와 후예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천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대 진정 인천 사람이라면 이 운동에 뜻을 같이 하지 않겠습니까!
2014년 10월
인천해리티지재단 상임대표 최순자 (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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