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화기자]부평구 십정1동, 좁은 골목길이 왁자지껄 부선하다. 한쪽에서는 시멘트와 모레를 섞어 반죽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군데군데 부서진 계단에 반죽한 시멘트를 바르느라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도 못한다. 금세 무너질 듯 위태위태했던 계단이 이들이 손을 타자 말끔하게 정비됐다.
지난 29일 오후 이 동네 통장들이 모였다. 이들의 남편까지 모두 10명이 이 골목길에 등장한 것은 낡고 부서져 어르신들이 오르내리기 위험한 계단을 보수하기 위해서. 사유지라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그동안 보수공사가 쉽지 않았던 게 못내 아쉬워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아침부터 시작한 공사는 오후가 훨씬 지나고 나서야 끝이 났고, 계단은 말끔하게 새 단장했다. 공사에 들어간 비용은 십정1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도움을 주었다.
김귀임 18통장은 “날씨가 추워져 눈이 내리면 어르신들 통행에 어려움이 많을 거 같아 걱정이 많았다”면서 “계단을 고쳐 위험을 없애고, 마을도 한결 깨끗해진 듯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 통장 부부들이 자원봉사에 나선 것은 이날뿐만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한 이웃집을 방문해 전기 안전 공사를 했고, 다른 이웃집은 지붕수리와 비가림 공사를 했다.
평소 친했던 다섯 통장에 남편들까지 합류, 지난 11월 초 자연스럽게 ‘부부봉사단’을 꾸렸다. 재개발이 수년째 미뤄지면서 집을 고치지 못하고 사는 십정2지구 내 어려운 이웃에게 힘을 보태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통장자율회 전명숙 회장은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 활동을 펼 것이다”면서 “무엇보다 작은 봉사가 우리들에게 큰 기쁨이 되어 돌아와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