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부터 초·중·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 재혼한 부모 이름을 모두 쓸 수 있게 되었다.
교육부는 최근 각 시·도교육청에 보낸 '2015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자료에서 학생의 인권 보호를 위해 부모 인적사항의 기재방식을 개선했다고 19일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학교생활기록부에 입력할 부모의 인적사항은 혈연을 확인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 아버지 또는 어머니와 혼인관계에 있는 배우자도 입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재혼으로 꾸려진 가정이 학교생활기록부를 기재할 때마다 겪어온 고민이 줄어들 전망이다.
재혼한 남성이나 여성은 새 배우자가 데려온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고 학생 입장에서도 현재 함께 사는 부모의 이름이 입력되기 때문이다.
또 부모가 이혼한 학생은 현재 동거하지 않는 어머니나 아버지의 이름을 삭제하거나 입력하지 않을 수 있다.
기재방식 변경은 그동안 부모 인적사항을 가족관계증명서에 따라 작성하도록 하면서 발생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학교생활기록부의 학생 인적사항은 동거가족이 확인되는 주민등록등본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는 작년 말 학교생활기록부의 부모 인적사항도 주민등록등본을 기준으로 기재방식을 바꿀 것을 교육부에 권고한 바 있으며, 이번 조치도 그에 따른 것이다.
국민권익위는 기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식이 재혼가구, 한부모(미혼모)가구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고려하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의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학생이 함께 사는 부모를 친부모로 생각해왔다가 뒤늦게 부모의 이혼 사실을 알면서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또 한부모가구나 조손가구(조부모와 아동이 같이 사는 가구)의 경우 학교생활기록부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신상정보가 유출돼 왕따를 겪을 우려가 있다는 게 국민권익위의 설명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재혼가구와 한부모가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의 혼인·이혼통계를 살펴보면 2013년에 결혼한 남자 가운데 재혼은 4만8천900건으로 15.2%를 차지하고 여자는 재혼이 5만4천300건으로 전체의 16.8%를 기록하는 등 매년 재혼건수는 5만명이 넘는다.
한부모가구는 2012년에 167만7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9.3%나 됐다.
한편 교육부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서 중·고등학교의 교내상 수상인원을 대회별 참가인원의 20% 이내로 권장하고 학교 규모 및 대회 특성에 따라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수상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 12월 시·도교육청에 통보한 '중·고등학교 교내상 지침'을 통해 대회별 수상자를 참가인원의 20% 이내로 제한한 것에서 기준을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초·중·고등학교는 작년 9월 시행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저촉되는 대회를 실시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평가하는 대회는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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