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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5년04월29일 12시43분 ]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다 하더라도 흩어져 있는 자원(재료)을 잘 조직화하고 묶어 내지 못하면 쓸모없다는 것이다. 요즘 복지정책이나 서비스가 과거에 비해 급팽창하여 이미 정부예산지출의 30%가 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중에 정말 피부에 와 닿는 복지를 체감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수많은 사회복지정책을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전달체계가 확보되지 못하면 정책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정책이 나쁜 것이 아니라 이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 있지 않으면 절대로 정책의 진가를 주민들이 경험할 수 없다.


그 동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사회복지전달체계의 확충을 주요한 정책과제로 제시하었다. 과거 김영삼 정부에서는 보건과 복지의 통합적 서비스를 목적으로 보건복지사무소 시범사업(1995-1999)을 실시하였고, 노무현 정부하에서는 사회복지사무소 시범사업(2004-2006)을 하였으나 이것이 실험으로 끝나고 실제로 제도화되지 못하였다. 물론 이러한 전달체계 개선노력의 일부 성과가 주민생활지원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시 반영되기도 하였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시군구 129콜센터 설치,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구축과 통합사례관리의 강화(희망복지지원단설치)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희망복지전달체계 구축노력이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단위 복지거버넌스 기제인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2005년에 시,군,구 단위에 설치하여 민관협력을 통한 지역사회복지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민관협치기구인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지역사회복지계획수립과 지역사회자원의 개발과 연계 그리고 통합적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개선 노력은 하드웨어의 구축이었고 소프트웨어는 소홀함이 있었다.



전달체계 구성요소 중에 핵심은 적정인력의 배치여부이다. 즉, 전문인력의 확충이 요구되며 관련 조직의 민주적 구성과 운영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복지정책(사업) 개발시 반드시 이것을 충실히 집행할 수 있는 예산 즉, 지역사회주민에게 제공하는데 필요한 전달체계관련 예산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설치된 지 9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230개 시군구 중 60개 지역이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상근간사)을 1명도 배치하지 않고 있다. 현재 배치된 지역도 대부분 1명 정도로 협의체의 설치목적인 지역단위의 민관협치와 서비스 공급자간 연계, 협력 및 자원의 공동개발, 그리고 이러한 자원에 대한 통합적 서비스 제공이라는 기능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 정부는 ‘맞춤형 복지’ 추진을 위한 전달체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공공복지전달체계의 단위를 시군구에서 읍면동 단위로 내려 동복지센터 복지허브화와 농촌지역의 희망복지지원단의 강화이다. 이에 따라 시군구 단위에 설치된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구조를 읍면동 단위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민관협력을 통한 자원이용을 극대화하고자 하고 있다. 즉, 송파 세 모녀사망사건과 같은 복지사각지대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사회 인적 안전망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사각지대발굴 및 지역사회보호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통(이)장 및 지역주민을 활용한 이웃이 이웃이 돕는 체계 구축(읍면동 민관협의체) 을 마련하고 있다.


지역단위에서 촘촘한 사회복지전달체계 확충시 기본은 공공복지전달체계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즉, 민간자원이나 사적전달체계는 공공복지전달체계를 보완하는 것이지 대체재가 아니다. 결국 지역사회환경에 맞는 공공복지전달체계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설계하고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단지 정책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이에 따른 복지지출이 확대되었다고 해서 지역사회주민의 행복이 증가한다고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복지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는 지역사회중심의 촘촘한 조직과 연계시스템을 확충하고 관련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것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서비스의 품질은 결국 서비스제공자의 능력(자질)에 좌우된다. 결국 공공복지전달체계를 완비하고 민간복지자원(전달체계)이 보족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달체계의 위기라는 덧에 걸려 정책의 실패라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지 보건복지부의 개별적 노력만이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모아야 한다.

복지부 (mbsne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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