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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5년12월28일 07시48분 ]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려운 중독으로 첫째가 마약, 둘째가 도박, 셋째가 금()배지라는 말이 항간의 우스갯소리로 돌던 적이 있습니다. 앞의 둘은 어느 나라에든 해당되는 보편적인 것임에 반해 세 번째는 우리나라에 유별난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금배지를 따기 위해 재산 날리고 집안 거덜 내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고 보면 금배지가 마약이나 도박에 버금가는 중독이 맞기는 맞는가 봅니다.

  사실 금배지를 달고 다니는 국회의원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성하기까지 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을 뽑아준 국민의 대표로서 민의를 국정에 반영하는 임무를 지고 있으므로 당연히 권위와 품위가 수반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 고상하고 신성한 직업이 우스개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하게 되었는지 민망하고 허망할 따름입니다.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흔히 금배지 딴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을 인식하는 데 있어 공익에 대한 봉사보다는 개인의 영달에 더 큰 무게가 실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좀 덜한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철이 가까워 오면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금배지를 달겠다고 나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들이 나라에 더 잘 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국회의원이란 직()이 주는 온갖 권한과 이권과 특권을 염두에 두고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비해 지금은 선거도 상당히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지기 때문에 국회의원에 대한 인식 또한 많이 개선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회의 일하는 모습이나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그들의 당초 의도가 어떤 것이었든 간에 국민을 위해 나라에 봉사하기보다는 국회의원 직을 유지하는 데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몇 년 동안이나 중요한 민생 법안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국회가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즉 선정(善政)을 펴줄 것을 바라는 국민은 안중에 없고 정권을 잡는 데 유리한가, 아닌가, 즉 당리당략으로만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지요. 뭔가 좀 나아질 것에 조금이라도 기대를 걸던 국민들은 허탈해지기만 합니다.

  일그러진 정치판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의식해서인지 어떤 국회의원들은 아예 금배지를 달지 않기도 합니다. 이미 확보한 것이니 드러내 보이지 않아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고 금배지를 보는 뭇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으려고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국민들의 감시의 눈총을 벗어나기 어려운 요즘의 세태에서 금배지를 달고 다니는 게 그리 떳떳하지만은 아니한가 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회의원들이 꼭 금배지를 달고 다녀야 하는지가 의문입니다. 금배지는 국회의원이 특권층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표시로서의 기능 외에 다른 어떠한 긍정적 기능도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차제에 특권의 주체가 아니라 공복(公僕)으로서 국민을 섬기는 자세를 가다듬는다는 점에서 국회의원들이 화려한 금배지 대신 수수한 동()배지를 착용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금배지가 사라진다면 특권의 상징으로서 금배지를 노리는 사람도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국회의원들이 내려놓는 금배지들을 모아서 스포츠, 문화, 예술, 기술, 학술 또는 기능 분야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국격을 높여주는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한 상()으로 주면 더욱 활기차고 신바람 나는 사회가 될 것이라 상상해 봅니다. 나라에 봉사하는 직업으로서 권위는 유지하되 특권과 특혜는 줄어든, 정략에 매이기보다는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그런 국회의원, 그런 국회를 보고 싶습니다.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필자소개 : 정달호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줄곧 외교관으로 일했으며 주 파나마, 이집트대사를 역임했다. 은퇴 후 제주에 일자리를 얻는 바람에 절로 귀촌을 하게 되었고, 현재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한라산 자락에 텃밭과 꽃나무들을 가꾸며 자연의 품에서 생활의 즐거움을 찾는다.

 

편집국 (c1221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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