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작은 섬 안도에 있는 안도우체국이 결국 없어진다. 안도우체국은 이달말 영업을 종료한다. 개국 65년 만이다.
1951년에 생긴 안도우체국은 65년의 역사를 안고 있다. 그동안 금오도-안도간 다리(안도대교)가 놓인 이후 우체국 통폐합이 추진되어 왔다. 매년 1억원씩 난 적자가 원인이라는 게 우체국 측 설명이다.
통폐합에 허탈감...이용주 의원 나서 마지노선 지켜내
지난달 7월 안도리사무소에서 여수우체국장이 주최한 주민과의 대화가 열렸다. 이 좌담회에서 우체국장은 주민들에게 안도우체국 통폐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우체국 측의 '일방통보식 행정'에 강력 반발했다. 이 같은 보도(관련 기사 : 여수 안도우체국, 폐국 계획에 주민들 반발)가 나간 후 우체국 측은 조심스런 행보를 취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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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주 의원과 여수우체국 우홍철 국장이 안도우체국 통폐합에 따른 합의안 내용
ⓒ 심명남
그동안 주민들은 마지막 금융기관인 안도우체국의 통폐합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체국을 비롯 섬주민들이 느끼는 공공기관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그래서 마을 행사 때는 꼭 기관장을 초청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게 이곳 섬주민들 정서였다.
우체국만큼은 지키고 싶었지만 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주민대표들은 지난 8월초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용주 의원을 만나 우체국 통폐합에 따른 주민요구안을 전달했다. 첫째는 통폐합을 막아달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가 안 된다면 이 의윈이 나서 주민들의 마지노선을 꼭 지켜달라는 면담을 가졌다.
통폐합에 따라 주민들이 내세운 마지노선은 기존처럼 우체국 직원이 출장을 나와 우체국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출장서비스를 해줄 것과 ATM기 설치였다.
민원해결을 약속한 이용주 의원은 이후 우체국 관계자를 만났다. 주민과의 약속이니 우체국 측이 주민요구에 화답할 것을 촉구했다.
결국 우체국 측은 이용주 의원이 요구한 통폐합 조건을 수용했다. 이 의원이 우체국과 합의한 사항은 ▲ 우편출장접수(월~금 오전 2시간) ▲ 우체국 방문택배서비스 운영 ▲ 자동화기기(ATM기) 설치운영(09~17시) ▲ 부가사항 우편출장서비스 및 자동화기기 설치장소는 마을회관 무상제공 및 우편사업(우편. 예금. 보험) 발전에 적극 협조였다. 곧이어 우체국측은 주민대표들과 이 의원 측에 이 같은 이행공문을 발송했다.
안도 우체국 9월 30일 폐국...주민 일부는 반발
이같은 합의내용에 대해 7일 오후 여수우체국 우홍철 국장은 "오전까지는 출장서비스를 진행해 공과금 수납을 받고 오후에는 ATM기를 이용토록 얘기가 되었다"면서 "이후 주민들께 그 내용을 전달했다는데 아직 특별한 얘기가 없다"라고 전했다.
그는 "30일 통폐합이 된다"면서 "우체국이 없어지더라도 주민들한테는 특별히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이용주 의원과 합의한 내용 이행을 약속했다.
이같은 합의내용에 대한 주민찬반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손민호(68세) 이장은 "주민회의를 하였는데 대다수가 이 같은 결과를 수용하는 반면 주민 일부는 반대를 하고 있다"면서 "통합에 따른 출장서비스는 주민들이 오전에 근무할지 오후에 근무할지 아직 결정이 남았다"라고 전했다.
현재 안도우체국은 직원 2명이 근무 중이다. 우체국이 없어지면 섬에서 근무하던 직원은 여수본점으로 빠져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금오도에 근무 중인 직원이 출장서비스를 나가게 됨에 따라 남면우체국 직원들의 업무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도 섬주민들은 우체국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공허함이 크다. 마지막 금융기관인 우체국이 없어진 것에 대한 절망감에 빠진 주민들에게 금융 및 택배에 대한 서비스를 우체국측이 약속한 게 그나마 작은 위안이다.
섬주민의 복지는 큰 것이 아니다. 있는 것을 지키고 싶을 뿐이다. 이곳 뿐만 아니라 섬지역에 자꾸만 공공기관을 없애는 전남지방우정청의 우체국 창구망 합리화 방안 계획에 섬주민들의 불편은 계속 늘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