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의회(의장 이정옥)는 제223회 임시회에서 ‘배다리 관통도로 개설의 심각성을 호소하기 위한 결의문’을 통해 “지금 상황이야말로 동구가 생겨난 이래 가장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며, “구민은 그동안 생업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해가며 ‘삶의 판’을 일거에 동강내는 배다리 관통도로가 지닌 문제의 심각성을 대내외에 알리며 몸으로 버텨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천의 발상지이자 정체성의 모태인 이곳이 소아적 판단에 근거한 정책결정으로 그 뿌리가 뽑혀 땅바닥에 나뒹굴게 하는 일은 막아야겠다고 외쳐왔던 것인데, 인천시든, 시행업체든 그들의 계획만 있었지 주민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는 사실을 똑똑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정옥 의장은 “인천시가 중구와 동구를 잇는 배다리 관통도로에 대한 공사착공을 추진한 것은 지난 2003년이고, 지금까지 진행돼온 과정은 합리적인 의견교환에 대한 기대는 고사하고 인내심과 애향심을 가지고 이 사태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삶을 영위해 온 지역주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애초부터 사업계획을 무리하게 강행해 결국 지역의 공멸을 기도하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호소했다.
최근 인천경찰청은 9월 28일 제9차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를 열고, 송현터널 건설공사 구간의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심의한 결과 보류 판정을 내렸다. 보류 사유로는 송현터널 남측 교차로 폭이 70m로 과도한데다 터널로 진입하는 우회전 차량의 신호 통제가 곤란하고, 또 북측 중봉대로 합류부에서는 엇갈림 구간(145m)이 짧아 무리하게 차로를 변경할 경우, 사고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도로 개통 후에 배다리 주변의 차량 지체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아울러 교통영향 평가 분석에 따르면 개통 전 배다리 사거리 교통량은 3587대에서 개통 후에는 4000대로 증가될 것으로 잠정 판단했다.
더욱이 학교 옆에 위치한 관통도로가 개통되면 어린 학생들은 6차선 도로의 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고, 학생들이 가파른 경사와 폭이 좁은 계단을 건너 등.하교를 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됨은 물론 소음과 매연 등으로 건강권 또한 크게 위협을 받아 학생과 지역주민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이에 동구의회는 “주민의 생활권과 생명을 위협하고 동구지역을 단절시키는 배다리 관통도로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인천경찰청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 심의결과를 반영하고 보완대책을 즉시 마련하라”며, “주민의 합법적 요구를 전면 수용한 후 공사에 임한다는 약속을 문서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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